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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뉴타운 대장아파트 센트라스 임장 후기를 남겨본다. 집이 근처라 오며가며 늘 봤던 단지였는데 임장은 처음이었다. 남편과 한번 가보고, 혼자서 한번 더 가봤다. 앞으로도 몇번은 더 가볼 예정. 부동산에 연락해 다양한 동, 다양한 타입의 매물 6개 정도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고 싶고, 살고 싶은 단지다. 다만 단지가 크고 타입이 다양해서 어느 동, 어떤 타입을 사야할지가 고민이다.
센트라스 단지정보
세대수: 2,529세대
사용승인일: 2016년 11월(2017년 입주)
주차대수: 3043대(세대당 1.2대)
건설사: 현대, SK, 포스코
면적: 17평, 23평, 33평, 45평
단지 내부
왕십리 대장 아파트답게 존재감이 대단하다. 집 근처라 지나면서 자주 봤지만 직접 가보니 더 대단지스러웠다. 상왕십리역부터 도보 7~8분 거리가 전부 한 단지라는 게게 놀라웠다. 단지 내외부가 완전 평지라서 걸어다니기 편하다. 아이 키우는 사람들이 유모차 끌고 다니기 좋다고 칭찬하는 이유를 실감했다. 동간 거리는 가까운 편이었다.
동간 거리도 아쉬운데 무엇보다 단지 내 조경이 허접하다.. 2017년 입주한 단지 치고 구식인 느낌이 들었다. 겨울이라 가장 안 예쁠 때이기도 하지만 너무 휑했다. 이상한 조형물도 많다. 119동 앞 놀이터에 있는 하얀색 구조물이 너무 기괴해서 부동산에 물어보니 조형물이란다. 근데 다들 저게 대체 뭐냐고 한다고ㅋㅋ 심지어 크고 작은 버전으로 단지 곳곳에 있다.
동별 분석
129동, 130동
129동과 130동은 2호선 상왕십리역과 연결돼있는 주상복합동이다. 당연히 수요도 가장 많다. 역에서 먼 101~110동, 127~128동에 비해 1.5~2억 정도 비싸다. 주상복합이지만 아파트로 되어있어서 관리비는 일반동과 똑같이 낸다.
상왕십리역에서 바로 센트라스로 연결된다. 합정역에 있는 메세나폴리스와 비슷한 구조. 이 동 주민들은 집에서 엘리베이터 타면 역으로 순간이동 가능. 다만 이 동에 25평형은 맞통풍이 안되는 구조라 로열동으로 치지는 않는 듯하다. 반면 34평형은 맞통풍도 되고 뷰가 괜찮아서 로열동으로 치는 것 같다.
1개 층에 10개 호실(17평 3세대, 25평 3세대, 35평 4세대)이 있어 엘리베이터가 4대 있다. 층 이동에 불편함은 없지만 오피스텔 같은 느낌은 없지 않아 있다.
119동
부동산에서 추천해준 동이다. 단지 정 가운데에 위치해있고 한 층에 2개 호실이 있다. 원래 45평을 넣으려고 했던 로열동인데 대형평수가 많은 텐즈힐 미분양 사태를 본 뒤 23평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4개 호실 모두 남서향으로, 거실에서는 놀이터, 주방쪽에서는 단지내 공원이 보인다. 다만 텐즈힐과 연결되는 통로에 있는 동이라 저층은 소음이 좀 심하다고 한다. 부동산에서는 중층 이상을 추천했다.
센트라스가 역 근처 주상복합이다보니 전반적으로 번잡한 분위기가 조금 있는데 119동은 일반 아파트처럼 편안하고 한적한 느낌이라 좋았다. 상왕십리역까지도 도보로 4분 안팎이라 역에서도 가까운 동에 속한다.
127동, 128동
상왕십리역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주상복합동이다. 역에서 멀어서 단지 내 가장 저렴한 동에 속한다. 1개 층에 7개 호실이 있고 전부 23평형이다. 엘리베이터는 3대가 있다. 129~130동 만큼은 아니지만 오피스텔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부동산에서는 여기도 역과 멀지 않다고 했지만 직접 걸어보니 로비에서 상왕십리역 입구까지가 도보 7분이었다. 걸음이 빠른 성인 남성은 5분이면 갈 수도 있겠다. 집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는 시간, 역 입구에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시간을 더하면 총 15분 정도는 잡아야할 것 같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역과 연결된 동은 너무 정신없었는데 이쪽은 확실히 한산해서 좋았다. 편의시설이 역 근처에 몰려있다고는 하지만 이쪽도 어지간한 건 다 있는 듯했다. 하지만 실거주하다보면 '얼마만 더 주면 129동 살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계속 들 것 같았다.
타입별 분석
17타입
17평은 단일 타입으로 상왕십리역에 연결된 129~130동에만 있다. 17평이지만 방이 1개밖에 없다. 마침 공실인 방이 있어서 확인해봤는데 생각보다는 큰 느낌이었다. 주방이 여유롭고 아일랜드 식탁을 4인용 식탁으로 쓰기 충분하다. 침실은 침대 하나만 딱 들어갈 크기. 2인이 살기엔 좁아 보였다.
부동산 말로는 주상복합동이라 수요가 많고 특히 변호사 같이 돈 많은 젊은 1인 가구가 월세로 많이 산다고 한다. 17평 월세 시세는 5,000에 180 정도다.
23A 타입
거실과 주방 맞바람치는 판상형 구조. 주상복합동에는 없고 아파트동에만 있는 타입이다. 실제로 보니 주방이 살짝 작은 느낌은 있었지만 아일랜드 앞쪽으로 식탁 둘 공간은 충분했다. 냉장고장이 두 개라 김치냉장고를 넣거나 팬트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합원 매물에는 작은 빌트인 냉장고도 포함돼있다.
방 3개도 꽤 넓어보이는 느낌이었다. 다용도실, 작은 방에 딸린 창고, 안방 베란다 창고 등 수납 공간이 많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단점은 안방 화장실에서 샤워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세면대와 변기만 있다. 그런데 주변에 물어보니 안방 화장실 안 쓰는 경우가 은근히 많아서 매매할 때 크게 고려해야할 문제까지는 아닌가보다. 인근 단지 텐즈힐도 20평대 안방 화장실에서는 샤워 불가하다. 이 시기 유행이었던 듯.
25B, 25C, 26E 타입
B타입과 C타입은 상왕십리역에 연결된 129~130동에만 있는 타입이다. 같은 구조로 127~128동에는 26E 타입이 들어간다. 평면도 상으로는 4베이 구조로 잘 나왔지만 주방에 창문이 없어 맞통풍이 안된다. E타입을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별로였다..
입구방에 보일러실이 있어서 너무 좁게 느껴진다. 거실도 작다. 반면 주방은 널찍한 편이다. 아일랜드 옆에 식탁을 붙여도 공간이 꽤 남는다. 다만 김치냉장고장이 냉장고 옆에 못 들어가고 복도에 들어간다. 조합원 매물에는 오븐, 식세기, 쌀 냉장고가 들어가있다. 안방도 살짝 작게 느껴졌다. 안방 화장실 쪽에 붙박이장이 있어서 옷 수납하기는 좋다. 안방 화장실에 샤워부스도 있고 꽤 넓다.
하지만 맞바람이 안 친다는 건 안방에 샤워부스가 있고 없고와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문제다. 주변에 물어보니 안방 샤워부스와 맞바람 중 하나를 택해야 하면 만장일치로 맞바람을 택했다. 그래서 다른 타입에 비해 선호도가 낮고 가격도 1~2천만원은 싸다.
26D
127동과 128동에만 있는 타입이다. 부동산에서 주상복합 중 인기 타입이라고 알려준 곳이다. 평면도로 볼 때는 들쭉날쭉해서 이상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가장 개방감 있고 넓어보인다.
주방이 살짝 작은 느낌이 들지만 거실과 길게 이어져있어서 집이 넓어보인다. 안방 화장실에 샤워부스도 있다. 거실 주방 넓고, 맞바람 치고, 안방 화장실에 샤워부스도 있어서 집 자체는 좋지만 역에서 먼 127, 128동이라는 게 단점이다.
학군
센트라스는 단지내 도선고등학교가 있다. 초등학교는 길 건너 텐즈힐 단지에 있다. 중학교가 없다는 게 최대 단점이었는데 현재 초등학교 2~3학년이 중학교에 들어갈 때쯤엔 도선고등학교가 중학교로 바뀔 예정이라고 한다. 이 동네 고등학생은 별로 없어서 고등학교는 다른 곳으로 통합이전될 계획이라고 한다. 5년 정도 뒤에 센트라스는 고품아에서 중품아로 바뀔 예정이란 것.
그래도 초등학교는 여전히 길 건너 숭신초로 보내야 한다. 실제로 집값에도 반영되고 있다. 텐즈힐이 센트라스보다 1년 먼저 지어졌고 역에서 먼데도 집값 차이가 거의 안난다. 심지어 텐즈힐이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 부동산 말로는 전세의 경우 텐즈힐이 먼저 빠질 때가 많다고 한다. 매물 연락도 "센트라스는 안보고 텐즈힐만 볼게요"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하교 시간에 가보니 초품아 단지의 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텐즈힐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친구들끼리 집으로 가는데, 센트라스 아이들은 횡단보도 앞으로 엄마, 이모님들이 데리러 나와있었다. 횡단보도가 꽤나 큰길에 있다.
라떼지만, 난 어릴 때 횡단보도를 3개씩 건너며 초등학교를 다녔고 현재 아이도 없다보니 초품아가 인기 있는 이유가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임장 가서 현장을 보니까 확실히 초품아가 귀해보였다.
종합
센트라스는 왕십리뉴타운의 대장아파트다웠다. 세대수가 거의 3천세대라 관리비도 많이 나오지 않는다. 23평 기준 15만원 정도다. 2호선 상왕십리역을 끼고 있고, 인근에 왕십리역과 신당역도 있다. 왕십리역은 4개 호선이 지나는 금싸라기역인데 GTX까지 들어온다. 신당역은 작지만 2호선, 6호선 환승역이다. 차로 강남 진입도 쉽다.
면적별 타입이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다. 근처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도 있다. 주민센터는 단지 안에 있다. 병원, 식당, 운동시설 등 어지간한 상업시설이 전부 단지 안에 있다. 단지가 평지라 산책하기에도 좋다. 여러모로 살기 좋은 단지였다.
단점은 동간 거리가 좁다. 텐즈힐 같은 타입보다 전용면적이 살짝 작다. 조경이 아쉽다. 초등학교가 길 건너에 있다.
만약 센트라스 23평을 매수한다면 역이 가까우면서도 너무 번잡하지는 않은 119동(23A 타입)을 고를 것 같다. 129~130동은 역과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더 편리하긴 하겠지만 너무 번잡하고, 무엇보다 맞통풍 안되는 구조가 싫다. 로열동 로열층이라 고점 대비 가격이 많이 빠지진 않았다. 그래도 매도하거나 전세 맞출 생각을 하면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야할 것 같다. 내 눈에 좋은 집이 남의 눈에도 좋아보이는 법이니까!
다음에는 텐즈힐 임장 기록을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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