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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바다로🩵
오늘은 어제 계획한대로 유튜버 채코제가 니스 인근에서 다녀온 해변 Plage Paloma(쁠라쥬 팔로마)에 간다. 제대로 태닝도 하고 물이 너무 차지 않으면 수영도 해보려고 수영복을 입고 출발했다. 쁠라쥬 팔로마는 니스에서 20분이나 가야되기 때문에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혹시 추우면 낭패니까 긴팔 셔츠에 자켓, 돌아올 때 갈아입을 옷과 속옷, 간식거리, 타올 등등.
외식값은 비싼데 식료품은 정말 싸다
간식거리를 사러 프랑스 슈퍼마켓 Franprix에 들렀다. 딸기 500g 한팩이 1.99유로였다. 3천원도 안된다고? 혹시 100g당 가격인가 싶어서 점원한테 다시 물어보기까지 했다. 화이트와인 하프보틀도 4천원 정도에 샀다.
프랑스는 외식값이 엄청 비싼 반면 마트에서 파는 식료품 가격은 정말 싸다. 한국에서는 한끼 해먹을 분량의 식료품을 사면 외식보다 약간 쌀 뿐이다. 어떨 땐 외식이 더 쌀 때도 있다. 여기서 열흘 넘게 지내다보니 한국 외식값이 너무 싼 것 같다. 한국인들이 여기 와서 장사하면 아주 동네를 씹어먹을 것 같은데. 외식이 크게 맛있는 것도 아니면서 너무 비싸다보니 조금 정이 떨어졌다. 남은 기간은 가능하다면 마트에서 끼니를 해결해보기로 다짐했다!
인생 해변을 만나다 : Plage Paloma
팔로마 해변은 니스에서 택시로 25분 정도 걸린다. 택시비는 약 3만원. 오늘은 선베드를 안 빌릴 거니까 택시비로 퉁치는 셈 쳤다.
도착하자마자 탄성이 나왔다. 여기 뭐야? 지구에 이런 곳이 있었다고? 싶었다. 신혼여행지 몰디브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충격이었다. 일단 물이 정말 맑다. 색은 전체적으로 산호빛을 띈다. 남편한테 사진을 보내줬더니 수돗물보다 맑아보인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투명 그 자체.
해변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면 암산으로 둘러싸여있다. 파도는 거의 치지 않는 잔잔한 바다다. 햇볕은 강하게 내리쬔다. 시간이 지날수록 요트가 하나둘 늘어났다. 통통배 크기의 작은 요트부터 3층짜리 요트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알고보니 세계 부호들이 요트 정박해두고 쉬는 곳으로 유명한 해변이라고 한다.
혼자 사진찍기 만렙 달성. 제대로 일광욕도 해봤다. 여자들은 비키니 혹은 누드, 남자들은 팬티만 입고 누워있다. 처음엔 훌렁훌렁 벗어버리는 사람들 보고 깜짝 놀랐는데 보다보니 금방 적응됐다.
적응할 수 없는 건 뜨거운 햇빛이었다. 1시간쯤 누워있었더니 너무 뜨거웠다. 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저대로 잠까지 드는 건지. 불판의 오징어처럼 구워지는 느낌이라 주섬주섬 긴팔 긴바지를 걸쳤다. 그와중에 검은 셔츠 들고가서 세상 햇빛 내가 다 흡수함. 선크림을 수시로 바르면서 있었는데도 나중엔 피부가 따끔거리는 듯했다.
얼마나 뜨겁냐면 가져간 딸기가 녹아서 잼이 됐다ㅋㅋ 딸기 짚자마자 손이 빨갛게 물들어서 깜짝 놀랐다. 처음에 피난 줄. 여차저차 먹고 너무 녹아버린 딸기들은 버렸다.
물이 차가워서 해수욕은 안했다. 사실 해수욕에는 조금 부적합한 곳이다. 자갈이 워낙 커서 발바닥이 아프고 무엇보다 바다에 해파리가 많다. 애기들이 막대기로 바다를 휘적거리길래 뭐하나 했더니 해파리 잡는 거였다. 동해 바다 해파리보다는 훨씬 작은, 딱 스펀지밥에서 해파리잼 만들 때 쓰는 해파리처럼 생겼다. 구글 리뷰 보니 쏘였다는 사람도 꽤 있었다.
요트 선착장 앞 레스토랑 Diva
화장실도 갈겸 목을 축이러 근처 식당을 찾아나섰다. 5분 거리에 요트 선착장을 낀 레스토랑 Diva가 보였다. 시원한 맥주 한병을 시켰다. 사장으로 추정되는 남자 직원이 놀랍다는 식으로 'Wow nice!' 하길래 대충 무시했는데 갈수록 짜증났다. 예쁘다, 너 미스코리아냐, 미스코리아 나가봐라 등등. 칭찬으로 둔갑한 외모평가가 영 불쾌해서 맥주 다 마시자마자 바로 나왔다. 화장실은 깨끗했다. 화장실 점수 만점.
Diva Restaurant
Avenue Marmoz, Port de plaisance quai Lindbergh, 06230, 06230 Saint-Jean-Cap-Ferrat
팔로마 해변 도보 5분 거리 레스토랑. 화장실 추천.
맞은 편 해변 Plage de la Fosse
식당에서 나와 다른 해변에 가봤다. 팔로마 Plage de la Fosse(쁠라쥬 드 라 뽀쎄) 해변이다. 여기는 팔로마보다 파도가 좀 친다. 자갈은 적고 모래가 많다. 반대편이라고 해도 지근거리인데 이렇게 차이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인지 요트는 많이 없었다. 풍경은 팔로마보다 못하지만 파도 소리를 듣는 게 좋아서 여기도 맘에 들었다. 맥주 마시고 와서 그런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발끝이 선선해져서 깨어보니 몇팀이 떠난 뒤였다. 나도 짐을 챙겨 니스로 돌아왔다.
치킨 먹고 싶어
한국을 떠난 지 열흘이 넘었다. 아직까지 그리운 음식은 없는데 오늘 문득 치킨이 땡겼다. 아쉬운 대로 KFC에 가서 텐더스틱을 시켰다. 한입 먹으니 치킨이 더 먹고 싶어졌다. 이건 치킨이 아니야. 비비큐 후라이드, 페리카나 양념, 교촌 허니 먹고싶다.
남은 3박은 어디서 할까?
오늘이 니스 3박째. 내일이 마지막밤이다. 그리고 3박이 더 남았는데 그걸 어디서 보낼지가 미정이다. 니스가 약간 아쉬워서 여기에 하루를 더 있을까 싶기도 하고, 파리에 가서 대시 에펠탑을 보고싶기도 하다. 내일까지는 정해야 하는데 모르겠다! 일단 내일은 다시 니스를 흠뻑 즐겨야겠다.
+추가
와 미쳤다. 오늘이 니스 마지막 밤이었다ㅋㅋㅋㅋ 내일 체크아웃이네? 나 바본가 진짜.. 지금 확인 안했으면 내일 체크아웃도 못하고 비행기도 못탈 뻔했다.
니스에서 1박을 더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직 니스 해변을 제대로 못 즐긴 것 같은데ㅠ 그래도 파리로 가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니스는 남편이랑 다시 오고 싶다. 너무 아름다운데 이걸 혼자 보는 게 아깝고 외롭다. 남편도 니스는 안와봤으니 꼭 와보고 싶다했다. 약간의 아쉬움을 안고 돌아가야 어떻게 해서든 다시 오려고 하지 않을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당장 내일 잘 곳이 없다는 사실에 급히 파리 호텔을 예약했다. 휴우 이것도 겨우 했네. 별로 원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몽마르뜨 근처로 했다. 소매치기 무서워서 몽마르뜨 안갔었는데 바로 코앞이라 하니 짐 두고 슬렁슬렁 가봐야겠다. 아무튼 그럼 이제 짐을 싸볼까.. 현재 시간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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