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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퇴사, 일단 떠나자!
31살. 7년 다닌 회사를 그만뒀다. 나의 20대는 잠깐의 휴식도 없었다. 대학 4년을 다니고 곧바로 취업했다. 회사는 주6일 근무였고 휴가는 길어야 5일이었다. 이제는 제발 아무 생각 없이 길게 쉬어보고 싶었다. 무작정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남편은 일 때문에 함께 갈 수 없었고,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은 처음이라 걱정은 됐지만 그렇다고 안 갈 수는 없었다. 시간과 돈이 모두 있는 때가 내 인생에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니까.
인생 첫 유럽 여행, 인생 첫 나홀로 여행
여자 혼자 파리 여행 START-
여행지 고르기
처음 정한 예산은 700만원, 여행기간은 3주였다. 유럽이 처음이다보니 여행지 고르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다. 유럽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은 물론이고 챗 GPT까지 동원해서 여행지를 비교했다.😉
🇬🇧런던 1주 - 🇫🇷파리 2주
가장 많은 지인들이 추천한 코스였다. 유럽 여행이 처음이니 '여기가 유럽이다'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했다.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도 안전하다는 평이 많았다. 영국과 프랑스는 기차를 타고 2시간이면 넘어갈 수 있다. 런던에서는 빅벤, 버킹엄궁전 교대식, 대영박물관 같은 볼거리가 있고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경기도 볼 수 있다. 파리에서는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같은 랜드마크 구경하는 재미는 물론이고 파리 갬성 물씬나는 골목들을 누비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 런던이 안 땡겨서 패스.
🇬🇧런던 3일 - 🇫🇷파리 10일 - 🇨🇭인터라켄 3일 - 🇮🇹로마 4일
그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코스. 프랑스에 갔으니 스위스까지 가는 게 좋고, 스위스 가는 김에 이탈리아까지 돌고 오라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럽의 감흥을 느끼고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긴 뒤 이탈리아에서 고대 유적 등을 구경하는, 매우 알찬 코스다. 다만 로마는 여자 혼자 여행하기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도 꽤 들었다. 그럼에도 가장 유력하게 고민했던 동선이지만 성격상 짐 싸고 풀고, 이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패스.
🇫🇷파리 3주 (Pick!)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던 코스다. 파리를 좋아하는 여자친구들은 파리에서만 한달을 살아도 지겹지 않다고 한 반면, 남편을 비롯한 남자친구들은 유럽 간 김에 여기저기 돌고 와야한다고 했다. 양쪽 모두 맞는 말이라서 한참 고민한 끝에 이번 여행의 테마는 '휴식'이므로 파리 3주로 최종 결정했다. 느즈막이 일어나서 브런치를 먹고 책 좀 읽다가 관광지는 하루 한 곳 정도만 다녀오면 될 것 같았다. 정 지루하면 근교나 남부 도시들을 다녀와도 되고, 손흥민은 아니지만 메시와 음바페가 뛰는 파리 생제르맹 경기도 볼 수 있다.
항공권 구매
파리 in, out이라 항공권 구매는 어렵지 않았다. 직항도 14시간인데 경유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좀 더 비싸도 직항으로 골랐다. 날짜를 잘 고르면 경유랑 직항 가격 차이가 10~20만원밖에 안난다. 항공권은 에어프랑스 공홈에서 구매했다.
4/7 인천-파리, 4/27 파리-인천
이코노미 클래스, 위탁 수하물 23kg 추가
135만원
스카이스캐너에서는 훨씬 저렴하게 떴는데 실제로 들어가보니 위탁수하물을 추가해야 해서 이게 최저가였다. 예산 700만원이었는데 비행기만 135만원.. 이 여행 괜찮을까? 사실 괜찮지 않았다. 다음 편에 계속.
다음 편 예고
"뭐? 방값이 하루에 XX만원? 잠깐만, 아,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