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리뷰 / / 2023. 2. 17. 18:37

가전 3대 이모님(건조기,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8개월 사용 후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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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
    신혼집에 들어온 지 8개월. 맞벌이부부 8개월째다. 결혼 준비할 때부터 '집안일 중 기계에게 맡길 수 있는 건 다 맡기자'고 신랑과 합의를 봤다. 망설임 없이 '가전계 3대 이모님(건조기,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을 모두 들였다. 아마 세 개를 합쳐서 한 사람 월급 정도는 족히 됐을 거다. 과연 그 돈을 주고 3대 이모님을 모두 들일 가치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 무조건 사라!


    1. 로봇청소기(라이드스토 W2)

    로봇청소기 라이드스토 W2 상품 사진
    라이드스토 W2 색상 화이트

    우리 집에 가장 늦게 들어오신 이모님. 가격은 109만 원. 너무 비싸서 놀랐던 건 사실이다. 이미 LG A9 청소기를 100만 원쯤 주고 산 뒤라 더욱 크게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단돈 109만 원으로 몇 년간 청소 노동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가성비템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선택은 백 번 천 번 옳았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물걸레질과 빨래, 건조가 자동으로 된다는 점이다. LG A9도 물걸레 기능이 있지만 걸레를 내가 직접 빨아서 부착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라이드스토는 스스로 해낸다. 걸레를 적셔 마루를 닦고, 6분마다 걸레를 빨아 다시 적시고, 청소가 끝나면 온풍으로 걸레를 말린다. 나는 작동 버튼만 한번 눌러주면 된다. 앱으로 원격으로 동작시킬 수도 있어서 회사에 있을 때 청소기를 돌려놓으면 좋다. 집에 돌아오면 깨-끗한 바닥이 날 반겨준다다. 정말이지 '궁디팡팡'을 해주고 싶다. 아니, 이모님이니까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리는 게 맞겠다.



    물론 평생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주는 건 아니다. 주 1~2회 가동할 경우, 1달에 한 번쯤은 오수통을 비워줘야 한다.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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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난도가 높은 건 '걸레 냄새 없애기'다. 본체가 열풍을 쏴서 젖은 걸레를 말려주긴 하지만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바싹 마르질 않는다. 당연히 걸레는 불쾌한 냄새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냄비에 넣고 팔팔 삶으면 좋으련만, 걸레에 붙어있는 플라스틱 판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 그럼 어떡하냐고?



    팔팔 끓인 물로 '샤워'를 시켜주면 된다. 보통은 행주 삶은 물을 이용한다. 물이 뜨거울 때 1분 정도 담갔다가 꺼낸 뒤, 그 물을 천천히 걸레 구석구석에 끼얹어주면 끝. 행주 삶은 물은 과탄산소다가 녹아있기도 하고 양도 많아서 딱 좋다. 이렇게 하면 삶지 않더라도 걸레 냄새를 완벽히 제거할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냄새에 극도로 예민하니 믿어도 좋다.


    2. 건조기(삼성 그랑데AI 20kg)

    로봇청소기가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정도라면 건조기는 거의 산소호흡기 수준이다. 없으면 죽는다. 건조기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라는 건 '앞으로 빨래는 강가에 가서 손으로 빨라'고 하는 것만큼의 공포다.


    나는 자취할 때도 건조기 있는 집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건조기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너무 당연한 게 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아마 현대인 중에 세탁기가 왜 필요하냐는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나한텐 건조기가 그렇다. 그냥, 당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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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왕 쓰는 김에 몇 글자 적어보겠다. 사실 빨래를 너는 행위는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노동이다.

    ①물에 젖어 무거워진 세탁물을 세탁기에서 꺼내 ②건조대가 있는 베란다로 옮기고 ③허리 숙여 세탁물을 꺼낸 뒤 ④탁탁 털어 주름을 펴주고 ⑤건조대에 손을 뻗어 널어야 한다.

    맞벌이부부라면 빨래를 몰아서 하곤 할 텐데 그렇다면 세탁물의 양이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다. 둘이 같이 널어도 15분은 걸린다. 게다가 겨울철이라면 베란다에서는 빨래가 얼 테니 거대한 건조대를 거실에 펼쳐야 한다. 시체처럼 널려있는 세탁물들은 공들여 한 인테리어를 몽땅 망쳐버릴 게 분명하다. 적어도 내가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은 아니다.


    인간은 현재에 적응하고 나면 더 나은 것을 갈구하기 마련이다. 빨래 너는 행위에 지친 누군가가 건조기를 발명했고, 집이 좁았던 누군가가 건조기를 세탁기 위에 올려버릴 생각을 했을 것이며, 나아가 아예 세탁기와 건조기를 붙여버리는 워시타워까지 만들어냈다. 난 이제 더 많은 걸 바란다. 세탁이 끝난 세탁물이 자동으로 건조기로 올라가 건조까지 끝내줬으면 좋겠다. 이왕 하는 김에 빨래까지 개어주면 더 좋겠다. 서랍에 넣는 것까지 좀 해주라..


    3. 식기세척기

    우리집 이모님들 중에 가장 일이 없으신 분이다. 왜냐하면 요리를 별로 안 하기 때문. 3대장 이모님 중에 하나를 포기하라면 식기세척기를 고를 것 같다. 그럼에도 식기세척기는 있으면 좋긴 하다. 개수대가 작은 집이라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우리집 개수대는 정말 작아서 냄비 하나, 프라이팬 하나만 씻어도 꽉 찬다. 반면 식기세척기는 무려 6인용. 우리 집에 있는 식기를 다 넣어도 공간이 남는다. 설거지한 그릇이 쌓여서 미관을 해칠 일도 없으니 금상첨화.


    세척력은 어마어마하다. 엽기떡볶이 배달 통을 아무리 씻어도 고춧가루가 남아서 분노하다가 그냥 식기세척기에 넣어버린 적이 있다. 결과는 놀랍다. 완전한 새 그릇으로 나온다. 기름기 제거, 생선냄새 제거 모두 탁월하다. 생선 담은 그릇을 다른 그릇이랑 섞어서 돌려도 냄새가 옮겨배지 않는다. '생선 코스'로 돌리면 끝. 어떤 그릇에 생선을 담았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냄새도 안 난다.

    동그란 판이 겹겹이 겹쳐진 모습의 기화식 가습기 디스크. 이걸 구석구석 세척하기에 식기세척기만한 게 없다.
    기화식 가습기 '벤타 에어워셔' 바이오 디스크

    의외의 쓰임새도 있다. 혹시 기화식 가습기를 쓰는가? 가습기 안에는 이렇게 동그란 판이 겹쳐진 디스크가 들어있는데 이걸 브러쉬로 구석구석 세척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디스크 사이사이로 강력한 물줄기가 쏟아지며 깨끗히 세척된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식기세척기에 디스크를 넣고 세제 없이 물로만 세척한다.



    결론 :
    가전 3대장 이모님은 무조건 있는 게 좋다. 다 사긴 부담스럽다면 건조기>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순으로 들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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