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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뇨끼를 좋아한다. 쫄깃쫄깃한 식감 말고 감자가 가득 들어가서 부드러운 뇨끼를 좋아한다. 서울에서 뇨끼 좀 한다는 가게가 있으면 다 가서 먹어보는 편인데 내 스타일인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친구가 맛있는 뇨끼를 찾았다며 데려가준 곳에서 진짜 인생 뇨끼를 만났다. 먹어본 뇨끼 중에 감자맛이 이렇게 많이 나는 뇨끼는 처음이었다! 그곳의 이름은 세디치(Sedici). 서울 성수동에 있다.
가게 분위기
친구와는 저녁에 만났다. 친구가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해두었는데 네이버 예약도 가능한 것 같다.
위치는 서울 성수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라 금방 찾을 수 있다.
나는 차를 타고 갔는데 건물 지하에 주차도 가능했다!
지도대로 갔는데 웬 회사 건물 같은 게 나와서 조금 당황했지만 제대로 찾아온 거 맞다ㅋㅋ
건물 가장 오른편 1층에 있고 통유리로 돼있어서 내부가 훤히 보인다.
안쪽에 주방도 오픈주방이라서 가게 밖에서도 주방이 보인다.
왼편에 통으로 된 테이블과 가운데 바테이블, 오른편에는 개별 테이블이 있다.
한 타임에 8~9팀 정도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우리는 바테이블에 앉았다.
숟가락이랑 포크는 '호랑' 제품이었다. 우리집 식기도 호랑인데 왠지 반갑..
메뉴
메뉴는 네이버에서 가져왔다.
일단 친구가 추천한 마스카포네 감자 뇨끼는 무조건 먹기로 하고 메뉴판을 탐독했다.
크로칸테 주카도 네이버 찾아보니 좀 맛있어보여서 골랐고 나머지 하나를 버터파스타로 할지 새우 크럼블로 할지 오래 고민했다.
결국 직원분한테 도움 요청ㅋㅋ 뇨끼랑 크로칸테 주카 모두 크리미해서 새우 크럼블이나 아마트리치아나로 추천해 주셨다.
최종 주문은 마스카포네 감자 뇨끼, 크로칸테 주카, 새우 크럼블!
마스카포네 감자 뇨끼
오늘 이곳에 온 이유! 뇨끼가 가장 먼저 나왔다.
뇨끼는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가게마다 모양이 제각각인데 여긴 정사각형 모양이었다.
밀크카라멜 2배 정도 사이즈였다. 생긴 것도 너무 귀여워...!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가서 약간 떨리기까지 했는데 한입 먹은 순간ㅠㅠ 진짜 인생 뇨끼 만나고 눈물 흘릴 뻔했다.
내가 찾던 감자향 가득한 뇨끼!!
뇨끼 맛집이라는 곳들 가보면 감자 맛은 거의 안 나고 쫀득쫀득 수제비 같은 느낌 나는 곳이 많았는데 여기 뇨끼는 감자 그 자체다.
반죽에 치즈도 같이 들어있어서 엄청 부드럽고 살살 뭉그러지는 식감이다.
친구랑 말없이 입 막고 서로 그렁그렁한 눈으로 쳐다봄ㅋㅋ
특히 감자 위에 가루? 같은 게 올라가 있는데 식감이 특이해서 직원분께 여쭤보니 감자를 채 썰어서 튀긴 거라고 했다.
부드러운 뇨끼와 바삭한 프레이크가 어우러져서 감자 풍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새우 크럼블
친구랑 뇨끼 2개 시킬 걸 그랬다고 후회하던 차에 나온 메뉴였다.
+알파 느낌으로 시킨 메뉴였는데 친구가 한입 먹더니 "야 이 미친놈 뭐야" 했다ㅋㅋㅋㅋ
오버하지 말라 하고 나도 한입 먹었는데 나도 똑같은 소리가 절로 나왔다.
뭐랄까..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의 파스타였는데 어딘지 익숙한 느낌?
새우 맛이 정말 정말 정말 진하다.
친구랑 '야 이거 어디서 먹어본 맛인데'하면서 한참 고민하다가 파스타 위에 뿌려진 가루를 먹고 무릎을 탁 쳤다.
그건 바로 새우깡!!ㅋㅋ 저 튀김가루 같은 것에서 새우깡 맛이 난다!!
또다시 직원분께 말을 걸고 질문 시전. (최소 물음표살인마들)
그 가루는 새우를 갈아서 튀긴 거라고 했다. 튀겨서 갈았댔나. 암튼 튀김+분쇄를 거친 새우였다.
여긴 뇨끼도 그렇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연구하는 것 같았다.
뇨끼는 감자맛 뽝! 새우크럼블은 새우맛 뽝!!
크로칸테 주카
신메뉴라는 크로칸테 주카!
생긴 게 엄청 특이했다. 소라 같이 생긴 파스타면은 처음 봤다.
이미 뇨끼와 새우크럼블로 100% 만족한 뒤여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얘도 진짜 맛있었다.
단호박 소스가 되게 꾸덕하고 달콤한데, 소라 같은 파스타면 안쪽으로 소스가 가득 들어차있어서 한입 먹으면 향이 정말 진하게 퍼진다.
일반 스파게티면에 소스를 엄청 많이 묻혀서 먹는 것과 비슷한 식감인데 훨씬 쫄깃하다!
우린 모든 음식을 쉐어해서 먹었고 밸런스도 잘 맞아서 남김없이 싹싹 먹었다.
뇨끼 크림이랑 크로칸테 주카 크림까지 아주 싹싹... 직원들 설거지하기 편하셨을 듯.
총평
감히 말하건대 서울 뇨끼 1등이다. 서울 뇨끼 맛집으로 불리는 쿠나, 뇨끼바도 가봤고 뇨끼 파는 음식점에 가면 무조건 뇨끼 다 시켜보는데 이만한 걸 아직 못 찾았다. 친구랑 나랑 진짜 감읍해서 여기 뇨끼 밀키트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에 갔다.
다녀온 지 몇 달 된 뒤에 쓰는 포스팅인데 아직도 맛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게다가 뇨끼만 맛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진짜 완벽. 하나쯤 구멍(?)이 있을 법한데 우리가 메뉴를 잘 고른 건지 진짜 다 맛있었다ㅠ 우리 둘 다 뇨끼를 원픽으로 꼽았는데 나는 크로칸테 주카가 2등이었고 친구는 새우크럼블이 더 좋다고 했다. 조만간 친구랑 또 한 번 가서 먹어봐야겠다. 지난번에 안 먹었던 아마트리치아나랑 버터파스타도 도전해 봐야지.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22길 27 성수동아크밸리 1층 세디치
수~일 12:00~22:00 (월화 휴무)
브레이크타임 15:30~17:30
주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