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간단 요약
- 2022년 9월, 마지막 계단 한 칸 못 보고 삐끗함
- 당일 응급실에서 "인대 손상 없어보인다"
- 일주일 뒤 발 안쪽·바깥쪽에 보라색 멍
- MRI 촬영 결과 전거비인대·종비인대 완전파열
- 2022년 10월, 발목 부상 상태로 결혼식
- 비수술치료 6개월째 약간의 통증 남아있음
발목 인대 종류
발목에는 3개의 인대가 있습니다.
(1) 전거비인대, (2) 종비인대, (3) 후거비인대
이 중 제일 많이 다치는 게 전거비인대, 그리고 종비인대입니다.
후거비인대까지 다치는 일은 많이 없다고 합니다.
저는 많이 다친다는 전거비인대와 종비인대가 끊어졌습니다.
인대는 파열되면 다시 붙는 조직이 아닙니다.
한번 끊어지면 다시 붙어도 느슨하게 이어질 뿐이고, 주변 근육들을 강화해서 인대의 역할을 나눠서 해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인대 파열의 3단계
인대는 여러 가닥의 섬유조직이 볏단처럼 뭉쳐있는 조직입니다.
인대 파열은 이 조직이 끊어진 정도에 따라 3단계로 분류합니다.
- 1단계 : 흔히 삐었다고 말하는 염좌
- 2단계 : 인대가 부분적으로 끊어져 발목 불안정성이 생길 수 있는 상태
- 3단계 : 인대가 완전히 끊어져 발목이 불안정한 상태
저는 전거비인대와 종비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3단계였습니다.
의사 왈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조금도 붙어있지 않아요."
어쩌다 그렇게까지?
지하철역을 내려가던 중에 마지막 계단을 보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발목이 꺾였습니다.
넘어지자마자 생애 처음 느끼는 강력한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한참 주저앉아있다가 일어서려는데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후덜거렸습니다.
그대로 다시 넘어져버렸고 한참 후에 다시 일어나니 절뚝거리며 걸을 수는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 심해졌고 3시간쯤 뒤엔 아예 못 걷는 상태가 됐습니다.
그대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화를 키운 초진 "그냥 염좌예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는 게 고대병원에서의 초진입니다.
응급실에서는 간단한 엑스레이만 찍었고 결과는 '단순 염좌'였습니다.
발목을 최대한 쓰지 말라며 반깁스를 해주고 진통제만 처방해 줬습니다.
3~4일 지켜보고 차도가 없으면 가까운 정형외과에서 MRI를 찍어보라고 했습니다.
의사 말을 굳게 믿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아무 치료 없이 버텼습니다.
어이없게도 일주일쯤 지나니 별로 아픈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대략 절뚝거리면서 걸을 수는 있었거든요.
'괜히 MRI까지 찍었으면 발목 좀 삔 걸로 유난이란 소리 들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오만과 무지가 화를 키웠습니다.
일주일 뒤 정형외과에 갔을 땐 "이미 늦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주일 뒤 MRI 촬영
사고 일주일 뒤 발이 보라색이 됐습니다. 흡사 냉동 삼겹살?ㅋㅋ
그제야 발목 전공 전문의가 있는 영등포 CM병원에 갔습니다.
이 의사 선생님은 제 발목을 손으로 톡톡 만져보고 2분 만에 진단을 내렸습니다.
"인대가 파열됐네요. 발을 앞뒤로 밀었을 때 인대가 잡아줘야 하는데 전혀 잡아주질 않아요."
인대가 이미 끊어져서 발목이 '덜렁덜렁'한 상태였던 거죠.
응급실과는 달리 발목을 비틀어가면서 찍는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엑스레이 진짜 고문입니다. 발목을 말도 안 되는 각도로 틀어서 찍습니다.
이렇게 꺾으면 정상인 발목도 아프겠다 싶었는데, 안 다친 발목은 그만큼 꺾어도 안 아프더군요.
대체 얼마나 큰 충격으로 꺾여야 인대가 끊어지는 건가 싶었습니다.
MRI 촬영까지 해보니 전거비인대, 종비인대 완전 파열이었습니다.
수술? 비수술?
시간이 좀 걸려도 비수술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인대 파열은 당장 시합을 뛰어야 하는 운동선수가 아니고선 수술부터 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3~6개월간 비수술치료를 해보고도 발목 안정성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 수술을 해도 늦지 않다고 합니다.
당장 한 달 뒤에 결혼식이 걱정된다고 했더니 한달 정도면 걸을 수는 있다고 했습니다.
- 초기 1~2주 : 깁스&목발, 얼음찜질
- 3주~ : 발목보조기 착용, 스트레칭 및 재활운동
- 3개월~ : 가볍게 뛰기
일단 1~2주간 해줘야 하는 건 얼음찜질입니다.
그냥 하루 한번 정도가 아니고 거의 깨어있는 시간 내내 해줘야 합니다.
아이스팩으로 하니까 고정도 안되고 힘들어서 발목 찜질팩을 샀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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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찜질팩은 꽝꽝 얼려도 유연하게 모양을 잡을 수 있고 찍찍이 밴드가 있어서 고정이 잘됩니다.
얼음찜질을 많이 할수록 붓기랑 멍이 가라앉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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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깁스를 풀고 나면 발목보조기를 착용합니다.
아직 발목이 불안정해서 발목을 단단히 잡아주는 용도입니다.
병원에서 구매했고 10만 원 조금 넘었습니다.
제가 쓴 모델은 '닥터메드'사의 DR-A080인데 개별구매는 아마 안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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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산 것과는 다르지만 비슷해보여서 링크 첨부합니다!
발목을 스트랩으로 꽉 잡아줘서 안정감 있구요. 발목보조기 착용한 채로 운동화나 넉넉한 플랫슈즈 충분히 신을 수 있습니다.
현재 상태는?
현재는 발목보조기 없이 생활 중이고 일상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다행히 다친 지 한 달 뒤에 있었던 결혼식도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신부입장은 발목보조기 없이, 플랫슈즈를 신고 입장했고, 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발목보조기를 착용했습니다.
다친 지 6개월이 된 지금은.. 오래 걸으면 다친 바깥쪽 인대 부분이 뻐근하게 아프고, 이유 없이 욱신거릴 때도 있습니다.
진단이 한번 필요할 것 같아서 조만간 정형외과 진료 예정입니다.
3개월쯤 진료받았을 땐 아직 인대가 조금 느슨하다고 했는데 조금 나아졌을지 모르겠네요.
굽 있는 구두는 최근 들어 조금씩 신고 있는데 기분 탓인지 제 스스로가 불안해서 잘 안 신습니다.
원래도 구두를 즐겨 신지는 않았지만 '못 신는' 상황이 되고 보니 이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어요.
정신적인 후유증도 꽤 큽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아팠던 통증이라 두 번 다시 겪고 싶지가 않습니다.
계단 내려가는 것 자체가 무서워졌고요.
문득 넘어졌던 순간이 떠올라서 소름이 돋아요.
축구, 야구 경기를 보다가도 어떤 선수가 넘어져서 발목 꺾이는 장면을 보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돼요;;
다쳤던 당시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의 상처도 받았었어요.
발목 좀 삔 것 가지고 뭔 응급실이냐, 목발 짚으면 출근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등등^^
전 너무 아프고 힘든데 사람들은 저를 '유난 떠는 애'로 보는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갑자기 넋두리처럼 글을 마무리하게 됐네요ㅋㅋ..
모쪼록 저처럼 다쳐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얼른 회복하시길 바라고,
혹시 본인이 아니라 주변분이 다치신 거라면 정말 많이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복과정에서 중요한 건 재활운동인데 그 부분은 따로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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