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INTRO
작년 10월 결혼식을 올릴 때 가장 오랫동안 고민한 게 바로 신부입장곡이었다.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 웅장한 베뉴랑 잘 어울렸으면 싶었다. 한국곡은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아서 영어곡으로만 봤다. 무엇보다 가사 내용도 꼼꼼히 봤다! 멜로디만 좋고 내용은 딴판인, 예를 들면 'Love yourself' 같은 곡은 상당히 난감하므로.. 결혼준비하는 1년 내내 여러 노래를 들어보면서 '이거다!' 싶은 곡 5개를 추리고 추렸다. 흔하지 않은 신부입장곡 5곡을 소개해본다.
1. Ed Sheeran - Perfect (with Beyonce)
결혼준비하기 전부터 신부입장곡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곡이다.
첫 소절 'I found love' 멜로디와 에드 시런의 묵직한 목소리가 심금을 울렸다.
식장에 'I found love'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동시에 문이 열리면서 신부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고 상상해 보니 너무 낭만적이었다.
첫 소절뿐 아니라 가사 내용 전체가 좋았다.
우연히 사랑을 찾아 평생을 약속하고, 오늘 밤 당신은 완벽하다고 말하는 가사다.
마침 우리는 저녁 결혼식이라 딱 맞겠다 싶었다. 쏘 로맨틱..
Ed Sheeran - Perfect 가사 해석
I found a love for me.
난 사랑을 찾았어요.
Darling just dive right in, and follow my lead.
그냥 뛰어들고 나한테 맡겨요.
Well I found a girl, beautiful and sweet.
음 나 여자를 찾았어요, 예쁘고 다정한.
I never knew you were the someone waiting for me.
난 나를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당신일 줄은 몰랐어요.
Cause we were just kids when we fell in love.
왜냐면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린 어렸으니까요.
Not knowing what it was.
그게 뭔지도 몰랐고요.
I will not give you up this time.
이번엔 당신을 놓지 않을 거예요.
But darling just kiss me slow,
하지만 나한테 천천히 키스해주세요.
your heart is all I own.
당신의 마음은 내가 가진 전부예요.
And in your eyes you're holding mine.
당신이 내 마음을 잡고 있는 게 눈에 보여요.
Baby I'm dancing in the dark,
나는 어둠 속에서 춤추고 있어요.
with you between my arms
당신을 내 품에 안고서.
Barefoot on the grass,
맨발로 잔디를 밟고
listening to our favourite song.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요.
When you said you looked a mess,
당신이 자기 모습 엉망이라고 말했을 때
I whispered underneath my breath
나는 아주 조용히 속삭였어요.
But you heard it,
그치만 당신도 들었죠.
darling you look perfect tonight.
"당신은 오늘밤 정말 완벽해요."
다만 단점이 있다면 남자의 시선에서 신부를 바라보는 노래라는 점이다.
물론 2절은 Beyonce가 불러서 여자가 화자라고 바뀌긴 하는데 너무 알앤비 소울이 가득해서 신부입장곡으로 조금.. 과한 느낌이다.
신부가 화자인 노래로 신부입장곡을 하고 싶다면 아쉽지만 적절하지 않다.
또 노래가 느려서 가장 핵심 소절인 "darling you look perfect tonight"까지 들으려면 무려 1분 35초가 소요되기 때문에 버진로드가 짧은 식장에서는 쓰기 어렵다.
2. Ryann Darling - I choose you
신부입장곡으로 쓸만한 곡을 찾아 유튜브 바다를 헤엄쳤더니 어느 날 갑자기 추천 영상으로 뜬 곡.
이게 바로 유튜브 알고리즘의 순기능이 아닐지?
결혼식의 설렘과 감동이 그대로 느껴지는 영상이니 영상도 꼭 봤으면 좋겠다.
일단 '난 너랑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의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우린 운명이야! 같은 낭만에 빠진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았다.
당신을 선택한 나 자신을 믿는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내 선택이니까 잘 헤쳐나가 보겠다는 다짐 같았다.
Ryann Darling - I choose you 가사 해석
You're my always
난 항상 당신이에요.
You're my forever
당신은 나의 영원이고
You're my reality
당신은 내 현실입니다.
You're my sunshine
당신은 나의 행복이고
You're my best times
당신은 나의 최고의 순간입니다.
You're my anomaly
당신은 나의 이상형입니다.
And I'd choose you
난 당신을 선택할 겁니다.
In a hundred lifetimes, I'd choose you
백번을 태어나도 당신을 선택할 거예요.
In a hundred worlds, I'd find you
백개의 세계에서도 난 당신을 찾을 거예요.
And I'd say, I do
그리고 난 말할 겁니다, 내가 하겠다고.
For the rest of my life
나의 남은 인생동안
With all that I have, I do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가지고, 내가 해내겠다고.
And I will when the sky is falling
그리고 나는 하늘이 무너질 때
I promise you, I'm all in
약속할게요, 난 모든 걸 걸겠다고.
No turning back
돌아가지 않아요.
And every day, every moment
그리고 모든 날, 모든 순간
Every breath you take
당신이 숨을 쉴 때마다
I choose you
난 당신을 선택해요.
이 곡의 단점은 정말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ㅋㅋ
엄마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려진 곡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접어야 했다.
하지만 곡이 너무 좋아서 신부입장곡이 아니더라도 식전영상 만들 때 쓸까도 생각했었다.
3. Pentatonix -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영화 <라이언킹> 삽입곡인데 디즈니 버전 말고 반드시 펜타토닉스 버전이어야 한다.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가 다른 악기 없이 아카펠라로만 꽉 채운 곡이다.
어차피 음원으로 트는 거지만 우리 결혼식을 위해 정성껏 불러주는 느낌이었다.
버진로드가 길고 웅장한 홀이라 아카펠라로 가득 채우면 너무 멋질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제목에 tonight이 들어가서 저녁 예식에 찰떡쿵떡~?
Pentatonix -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가사 해석
There's a calm surrender to the rush of day
바쁜 하루가 가고 고요함이 옵니다
When the heat of a rolling wind can be turned away
몰아치는 바람의 열기가 사라져 갈 때
An enchanted moment and it sees me through
황홀한 순간이 나를 꿰뚫어 봐요
It's enough for this restless warrior just to be with you
쉴 곳 없는 전사에겐 당신과 함께라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And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당신은 오늘 밤의 사랑이 느껴지나요?
It is where we are
그건 우리가 있는 곳에 있어요.
It's enough for this wide-eyed wanderer that we got this far
이 천진난만한 방랑자한테는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And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당신은 이 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나요?
How it's laid to rest?
그건 어떻게 놓여있나요?
It's enough to make kings and vagabonds believe the very best
그건 왕과 방랑자들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믿게 할 만해요.
원픽이었던 곡이었는데 버진로드 길이에 맞춰 자르기가 어려워서 포기했다.
중간을 잘라서 이어 붙이자니 아카펠라 호흡이 안 맞고 앞에서부터 쭉 틀자니 중간에 전주 부분이 길게 느껴졌다.
만약 버진로드가 짧은 곳이라면 전주 부분까지만 틀면 딱 맞을 것 같다.
4. Haley Reinhart - Can't help falling in love
나의 신부입장곡! 원래는 그렇게 자주 쓰이는 곡은 아니었는데 손예진 신부입장곡으로 쓰이며 갑자기 열풍이 불었다.
손예진이 결혼한 워커힐 야외예식장과 정말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 곡 자체가 좋다.
이 버전 말고 영화 Crazy Rich Asians(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결혼식 장면에 삽입된 버전도 있다.
원래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곡이라서 어르신들도 멜로디를 잘 알고 계신 곡이라는 점도 좋았다.
이게 바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버전. 좀 더 여성스럽다.
Haley Reinhart - Can't help falling in love 가사 해석
Wise men say
현명한 사람들은 말하죠
Only fools rush in
바보들만이 사랑에 빠진다고요
But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하지만 난 당신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Shall I stay?
나 여기 있어도 되나요?
Would it be a sin if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면 그게 죄가 될까요?
Like a river flows surely to the sea
강이 흘러서 당연히 바다로 가는 것처럼
Darling, so it goes
우리도 그래요.
Some things are meant to be
세상엔 운명 같은 게 있답니다.
Take my hand
내 손을 잡아요.
Take my whole life, too
내 인생도 같이 가져요.
For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왜냐면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현악 합주를 추가했어서 이걸 연주로 할까도 생각했었다.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음원으로 틀었는데 후회하지 않았다.
라움 야외 예식장에서 이 곡을 연주로 하는 결혼식에 가봤는데 개인적으로 음원이 더 좋았다!
가사를 천천히 읊조리는 곡 느낌을 더 잘 살릴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5. Christina Perri - A Thousand Years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긴 하지만 정작 고르는 사람은 못 봐서 마지막 곡으로 넣어봤다.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결혼식 장면에 들어간 곡이라 워낙 익숙하고 유명한 곡이다.
그 영화를 안 보긴 했지만 영상만으로도 너무너무 예뻐서 고르고 싶었다.
I choose you랑 비슷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마지막까지 Can't help falling in love랑 고민했다.
둘 다 너무 좋은 곡이므로 자신의 발걸음 박자에 맞추면 될 것 같다.
Christina Perri - A Thousand Years 가사 해석
Heart beats fast
심장 박동이 빨라져요
Colors and promises
다양한 색깔들과 약속들
How to be brave?
어떻게 하면 용감해질 수 있죠?
How can I love when I'm afraid to fall?
푹 빠질까 봐 두려운데 어떻게 사랑을 할까요?
But watching you stand alone
하지만 혼자 서있는 당신을 보니까
All of my doubt suddenly goes away somehow
어찌 된 일인지 내 모든 의심이 한순간에 사라져요
One step closer
한걸음 더 가까이
I have died every day waiting for you
당신을 기다리느라 매일 죽을 뻔했어요
Darling, don't be afraid
두려워하지 말아요
I have loved you for a thousand years
나 당신을 천년 동안 사랑해 왔어요
I'll love you for a thousand more
그리고 앞으로 천년 더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Time stands still
시간은 멈춰있어요
Beauty in all she is
그녀의 모든 아름다움에
I will be brave
용기 낼 거예요
I will not let anything take away what's standing in front of me
내 앞에 놓인 어느 것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Every breath, every hour has come to this
모든 숨과 모든 시간이 여기로 이끌었어요
신부입장곡 고르는 거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어떤 곡을 틀든 신부는 돋보이게 돼있고 신부는 그날의 주인공입니다.
포스팅하면서 다시 들어보니까 결혼식 생각 새록새록 나고 좋네요.
다들 결혼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