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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이 제1야당(=국회의원 수가 제일 많은 야당) 대표를 구속하려고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맨날 뉴스 보니까 이재명 대표로 시끄럽긴 하던데...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모르겠는 분, 손!🙋♂️ 최대한 쉽게 정리해 봤어요.
일단 이재명이 누구더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정치인입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년 동안 성남시장을 지냈고요. 2018년에는 몸집을 키워 경기도지사가 됐고, 더더욱 성장해 2022년에는 제20대 대통령 후보 자리까지 오릅니다. 아시다시피 대선에서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0.73%의 간발의 차로 패했죠. 하지만 재기의 기회는 금방 왔습니다. 대선 석 달 만에 열린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에 당선됐거든요.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원래 국회의원이었던 거 아냐?' 하지만 사실 이재명 대표는 이때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어요. 그리고 다시 두 달 만에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당 대표로 선출됩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이재명의 정치 인생은 성남시장 - 경기도지사 - 제20대 대통령 후보 - 국회의원 - 민주당 대표 코스를 밟아온 거죠. 그리고 이재명 대표가 지금 받고 있는 각종 의혹들은 바로 그 첫 번째였던 성남시장 시절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3개의 사건, 4개의 혐의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사건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고, 검찰은 여기에 4가지 종류의 범죄를 적용했어요.
- 사건은? ①대장동 개발 특혜 ②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③성남 FC 후원금
- 혐의는? ①특경법상 배임 ②이해충돌방지법 위반(구 부패방지법 위반) ③특가법상 뇌물 ④범죄수익은닉
내용이 방대하니까 사건별로 짤막하게 정리해 볼 건데요. 주의할 건! 이건 아직 검찰의 주장일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법원에서 유죄 땅땅땅! 판결을 받기까진 무죄인 걸로 보기 때문입니다.(a.k.a 무죄추정의 원칙)
사건① 대장동 개발 특혜
- 1-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이 아무리 대박 나더라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정해진 돈(=확정이익)만 받아가도록 최종 승인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런데 대장동 사업은 그야말로 초대박이 났는데요.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초과이익을 챙겼다면 적어도 4,895억 원은 더 벌 수 있었다고 봤어요. 다시 말해, 이재명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경제적 손해를 입혔다고 본 겁니다.
- 1-2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그럼 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검찰은 그 돈이 민간사업자에게 갔다고 보는데요. 이재명 대표가 측근을 통해 민간사업자에게 내부 비밀을 흘려줬고 그 덕에 이들이 7,886억 원을 벌었다는 거예요. 공직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죠.
사건②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 구 부패방지법 위반(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대장동 개발 사업 때와 마찬가지예요. 위례신도시 개발 때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민간업자에게 내부 정보를 흘려줘서 이들이 시행사와 시공사로 선정돼 211억 원을 벌게 해 줬다는 혐의입니다. (※'부패방지법'이 '이해충돌방지법'으로 개편되기 이전에 벌어진 범죄사실이라 구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적용)
사건③ 성남 FC 후원금
- 3-1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FC 구단주이기도 했습니다(2014.10~2016.9). 당시 성남FC는 돈이 좀 없었는데 이재명 대표가 4개 기업(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 위례)으로부터 후원금 133억 5천만 원을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돈이 뇌물이라고 봤어요. 성남시가 이 회사들이 간절히 바라왔던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을 뚝딱뚝딱 처리해 줬거든요. 구체적으로 보면,
- 두산건설 : 55억 원 후원 👉 정자동 3천 평 병원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 이 자리로 두산 사옥 이전
- 네이버 : 40억 원 후원 👉 정자동 네이버 제2사옥 건축허가
- 차병원 : 33억 원 후원 👉 옛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 변경. 이 자리에 차병원 건설.
- 푸른위례 : 5억여 원 👉 위례신도시 사업자로 선정
- 3-2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위 사례들 중 네이버에만 해당하는 혐의인데요. 후원금의 출처를 불분명하게 만들기 위해서 네이버가 모 기부단체에 40억 원을 주면, 그 단체가 성남FC에 그 돈 전부를 기부하게 했다는 거예요. 검찰은 네이버에게서 받은 뇌물(=범죄수익)을 기부단체로부터 기부받은 것처럼 숨겼다(은닉)고 보고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했어요.
휴 많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건데?
자, 검찰은 이재명 대표를 구속해서 더 수사하겠다고 했어요. 통상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피의자를 재판장에 불러다 놓고 해명할 기회를 줍니다(=구속 전 피의자 심문, 영장실질심사). 심사 결과 피의자가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해 피의자를 구금하고요. 구속할 필요가 없다고 보이면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대기하고 있던 피의자를 풀어줍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를 일단 법원까지 데려가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현직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불체포특권'이 있거든요. 국회의 동의 없이는 국회의원을 '잠깐도' 붙잡아둘 수 없습니다. 즉, 국회가 허락하기 전에는 법원이 이 사람을 구속할지 말지 심사조차 할 수 없다는 거예요.
결국 국회 손에 달린 거네?
맞습니다. 이제 국회는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하게 됩니다. 재석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은 사라집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다수당이죠. 민주당 의원들이 단체로 반대표를 던지면 그대로 무산되는 건데요. 각 당 분위기는 어떨까요?
- 국민의힘 : 당연히 찬성! 민주당은 민심 직시해라!
- 민주당 : 결사반대! 야당 탄압이다! (속마음: 국민 눈치가 좀 보이긴 하는데.. 어차피 익명투표고..)
- 정의당 등 : 불체포특권은 내려놔야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운명을 가를 체포동의안 표결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요!